그냥 가까이서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치 Apple제품매대에 가서 Mac Book Pro를 바라보며 얇은 돈지갑을 만지작 그리다가 문을 닫는다는 공지에 마지못해 발길을 돌리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래도 가까이서 바라보았다는 것으로 행복을 느끼듯이...

매년 이맘때가 되면 나무잎이 무더기로 떨어져 길가에 흩날리고 푸르고 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무지무지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뼈저린 사랑은 항상 기나긴 세월의 인내와 크고작은 고난들이 따르는가 봅니다. 그녀와의 달콤한 키스는 절대로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는것을 이제는 여러차례의 송년회 참석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따라 그녀의 입술은 유난히도 이쁘고 빨갛게 빛이 났습니다. 여섯시 시작한다는 송년회가 언젠가 이어온 전통대로 여섯시 반에야 시작을 뗐지만 두번째 줄에 앉아 그녀를 보는 순간 마음속에 평안이 찾아오면서 온 세상이 장미빛으로 변했습니다.

"나 이뽀?" 익살스레 빨간 입술을 오물거리며 웃는 그녀, 당장이라도 덮쳐들어 뜨거운 키스를 퍼붓고 싶었지만 때는 한창 전정선 회장님의 환영사 시간이라 모두들 듬직히 않아 목을 빼들고 언제 건배 시작하나 기다리는 중이라서 혼자 특별하게 행동할수가 없었습니다.

"왜 어떤 사람은 가슴에 꽃을 달았어?" 환영사가 끝나고 래빈들의 소개가 이어지자 내용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언제 내가 키스해주는지만 기다리던 그녀는 자꾸 상관없는 질문만 들이댔습니다. "응, 그건 말이야, 저분들은 소중한 손님이라는 뜻이야~" , "오~ 그럼 사랑하는 우리 오빠는 소중하지 않은 손님이야?" , "아니... 그게 아니고..." 정말이지 그녀는 입만 다물면 절세미녀인데 왜 자꾸 말을 거는지 얄미워죽겠습니다. 빨리 절목이 끝나서 건배가 시작 되면 다짜고짜 달려들어 호기심 많은 그녀에게 뜨거운 키스를 퍼부어 입을 다물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한쪽으로는 그녀에게 설명했습니다... "오빠가 어떤신분인지는 중요하지는 않아. 오빠는 일찍와서 음식 나르는 짐꾼이야, 하지만 오빠눈엔 도라지 뿐이잖아, 그거면 충분하지 않겠어?" 래빈소개가 끝나고 이제는 표창식이 이어졌습니다.

귀여운 애들이 나가서 수상하는 장면을 즐기며 그녀랑 눈길은 닿지만 손은 닿지 못하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알콩달콩 이야기를 나누는데, 옆에 있던 깐두포무침의 질투절반 부러움 절반 섞인 말소리가 들려지 않고 뭡니까: "제네 영 좋겠소. 이 새기 피부랑 항상 촉촉해서 얼마나 좋겠소. 쯧쯧쯧 에그... 나는 양... 청춘이 다 흘러가서 피부가 말라 꽈들꽈들해져서 맛이 다 갔습꾸마. "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다른 쪽에서 밴새하고 순대의 처량한 노래소리가 들렸습니다: "희미한 회의실등불아래, 싸늘히 식어가는 잔치상~ " 그런데 더 한심한건 맛있게 지져서 삼각형으로 알뜰살뜰 베 놓은 지지미까지 목청높여 합창하는게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은 안먹고 뭘하는지, 우리만 식어서 굳어져가네.... "

오우 마이 갓! 못말려 진짜, I 服了 You. 앞에서는 사회자가 굶주림에 시달려 눈에 쌍불을 태우며 이제나저제나 건배하기를 기다리는 관중들을 달래며 계획한 절목들을 하나하나 진행해나가느라 땀을 빼고 있었고, 나는 뒤에 앉아서 내 청춘 돌려달라며 아우성치는 음식들을 달래느라 기진맥진 하여 사회자의 말소리도 듣기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묵묵히 나를 지켜주는 도라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윽고 도라지의 눈에도 눈물이 글썽글썽... "오빠~"... 뭔가 천만마디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그것을 통채로 꿀꺽 삼켜버린듯한 도라지의 짤막한 부름소리... "오빠만 믿고 기다릴께..." 순간 마음이 찡해났습니다. 분명이 그녀는 내가 1초라도 빨리 옆에 다가가기를 기다렸을텐데, 혹시라도 우물쭈물 했다가 옆에 있는 통통하고 풍만한 순대한데 오빠를 빼앗기지나 않을지 은근히 속도 썩였을텐데... 눈물이 글썽글썽해져 나를 바라보고 있는 도라지 ... 옛날 같으면 도라지 웃긴다고 곁에서 너털웃음 웃다 옆구리 터질 순대가 이번에는 기나긴 세월속에 온도가 식어 싸늘하게 굳어진 시신이 되어 도라지 옆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미안해... 도라지야, 이 무능한 오빠를 용서해다오. 나는 주변의 시선이 무서워 너를 보러 왔음에도 감히 다가가지 못하고 있잖아... 이제 조금만 더 기다려줘... 일년이나 기다렸잖아... 이제 저 분들이 집체사진 다 찍고나면 오빠가 달려갈게... 조금만 더 참으면 우린 같이 할 수 있는거야. 려명전의 밤이 가장 암흑하다고 하잖아... 지금은 곧 날이 밝아지기 직전이라고... 저 집체사진만 끝나고 건배소리만 나면 달려갈게... 그러니깐 조금만 기달려... 일곱시 반... 그때까지 꼭 살아있어야 해...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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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재일본조선족여성회 송년회 파티에서 있었던 자그마한 에피소드였습니다.  

2015년도 재일본 조선족여성회의 송년회파티가 지난 2015년 12월 20일 일요일, 저녁 6시부터 밤10시까지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동경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들로서, 어른들 뿐만 아니라 어린이까지 포함해서 200명정도 모여 그 넓은 회의장도 삐좁게 느껴질 정도 였습니다. 건배하기에 앞서 전정선 일본조선족여성회 회장님은 지난 일년을 회고하며 그동안 크다란 후원과 지지에 힘입어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온 샘물 어린이학교에 대한 보고를 올렸으며, 선생님들에 대한 소개 그리고 금후의 계획에 대해서도 보고를 하였습니다. 송년회에는 무려 열 몇개 동경의 각 조선족 사업단체 및 학술단체들에서 대표님들이 만사를 제쳐놓고 참석해주셨으며, 또 많은 어린이들과 어머니들이 우리 민족의 전통 한복을 입고 출석을 하여 더욱더 명절의 분위기를 돋구었습니다. 동경의 조선족 요리점 미미정, 진달래, 다성식품, 쉼터물산등에서 제공한 푸짐한 민족료리로 장식된 밥상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흐르게 하였고, 참석자들은 맛있는 요리를 맛보면서 또 친구들과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식사를 마친후에는 어린이들과 래빈의 멋있는 노래와 무용으로 제2의 무대를 펼쳐갔고, 중간중간에 어린이들의 신나는 게임도 넣어 회장은 웃음소리와 환호소리가 그칠줄을 몰랐습니다. 신나는 달타령이 나왔을 때는 모두 너도나도 나와서 덩실덩실 도라지춤을 추며 완전 춤판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가는줄 모르고 신나게 보내는 가운데 마지막 순서로 동경의 조선족 업체들이 제공하는 상품권, 가방 등 상품을 가위바위보로 진행함으로서 다시한번 고조에 이르렀고, 어느새 페관하는 시간이 되어 아쉬움을 품고 명년의 만남을 약속하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이상, 동경에서 도라지사랑의 보도였습니다. 아래는 재일본조선족여성회 송년회의 사진입니다. 절목마다 빼놓지 않고 좋은 사진 찍어주시고, Facebook에 사진을 올려 공여하고, 또 제가 문장에서 사진을 인용하는 것도 허락해주신 斉藤 靖さん 감사합니다. 여성회 회장 전정선 선생님, 그 뒤로는 송년회의 사회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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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꽃을 단 분들 - 송년회 래빈 (동경지역 각 조선족 사업자단체 학회단체 대표이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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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 어린이학교 선생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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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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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발표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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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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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곡과 함께 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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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시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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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팀의 풍선 배구 시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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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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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여성회부회장 문영화님이 Facebook에 올린 사진으로부터 받아온 사진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린이들의 개근상 등 표창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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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어린이학교에 대한 후원금 전달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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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체사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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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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